시리언니의 블로그

시리의 뇌파이야기

  • 2025. 5. 20.

    by. 시리언니

    목차

      아무도 말하지 않지만, 다들 한 번쯤 궁금했던 순간

      어릴 때나 지금이나 공공연하게 이야기하긴 애매하지만, 은근히 많은 사람들이 ‘코딱지를 팔 때 뇌에선 무슨 일이 일어날까?’라는 생각을 해본 적 있을 것입니다. 혹은 그 행동 자체보다도 그 찰나의 몰입과 은근한 집중, 그리고 끝내 꺼냈을 때의 묘한 쾌감에 대한 뇌의 반응이 궁금했던 적은 없으셨나요?

       

      이 글은 그 질문에서 시작되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저는 개인적으로 코를 파는 행동을 하지 않지만, 주변의 실험적인 뇌파 연구나 관찰을 통해 꽤 흥미로운 단서를 얻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코딱지’라는 주제가 다소 민망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오히려 이런 소소한 행동 속에서 뇌의 정직한 반응을 관찰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과학적으로도 매우 흥미롭습니다.

       

       

      뇌는 무의식적인 행동을 어떻게 다룰까?

      뇌파 연구에서 가장 재미있는 지점은 의식과 무의식 사이에서 어떤 패턴이 발생하는가입니다. 뇌는 의외로 우리가 신경 쓰지 않는 순간들에 가장 진실한 반응을 보입니다. 예를 들어 어떤 분은 운전 중 무심코 손을 코에 가져가고, 또 어떤 분은 책을 읽거나 TV를 보면서도 무의식적으로 코를 건드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때 관찰된 뇌파는 ‘의도적 집중’이 아닌, 자동화된 반복 행동에 가까운 알파파의 경미한 감소와 감각 피질에서의 반응 증가를 보여줍니다. 쉽게 말해, 뇌는 이 행동을 별다른 인식 없이 루틴처럼 처리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직접 관찰한 실험 이야기

      실제로 뇌파 센서를 착용한 지인의 실험 중 ‘무의식적인 습관 행동’을 측정한 적이 있었습니다. 대상자는 평소 코를 자주 만지는 버릇이 있었고, 실험 도중에도 자연스럽게 손이 코 근처로 올라갔습니다. 흥미롭게도 그 순간, 뇌의 전두엽 전면 영역에서는 집중의 이완과 동시에 감각 피질 영역에서 반응이 미묘하게 활성화되는 패턴이 보였습니다.

       

      즉, 자극은 단순하지만 뇌는 이를 통해 감각 정보를 수집하고 처리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는 단순한 위생 문제나 습관의 문제가 아니라, 뇌가 외부 자극을 통해 자신을 안정시키려는 일종의 감각-정서 조절 기전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왜 그런 ‘사소한’ 행동이 중독적일까?

      우리가 종종 손톱을 물어뜯거나 머리카락을 꼬거나, 혹은 코를 파는 등의 행동을 반복할 때, 대부분은 지루함이나 불안감 해소, 혹은 감각 자극의 필요성에서 출발합니다. 이는 뇌의 특정 신경망이 활성화되면서 심리적 불균형을 무의식적으로 조정하려는 행동입니다. 특히 코딱지를 파는 행동은 손끝의 촉각 자극이 얼굴의 민감한 부위와 연결되며 소소한 쾌감을 유발합니다.


      이런 촉각 기반의 자극은 도파민 시스템을 약하게 자극할 수 있으며, 이는 곧 ‘한 번 더 하고 싶은 충동’을 일으킵니다. 중요한 건, 이는 단순히 행동의 결과가 아니라 그 행동을 하는 과정에서의 몰입과 뇌 반응에 기반한다는 점입니다.

       

       

      일상 습관과 뇌의 보상 시스템은 어떤 관계일까?

      우리가 무의식적으로 반복하게 되는 행동들, 예컨대 스마트폰을 습관적으로 확인하거나, 손톱을 물어뜯는 행동, 혹은 코를 건드리는 것처럼—이런 것들은 사실 뇌의 ‘보상 시스템’과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 그 중심에는 도파민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이 있는데요. 이 도파민은 어떤 행동을 했을 때 '기분이 좋아질 것 같은 기대감'을 형성하고, 실제로 작은 쾌감이 발생하면 그 행동을 다시 반복하도록 만듭니다.

       

      중요한 건, 이 보상이 꼭 크고 의미 있는 일이 아니어도 괜찮다는 점입니다. 아주 사소한 자극, 예를 들어 코딱지를 꺼냈을 때의 미묘한 성취감이라든지, 손끝에서 느껴지는 자극 등이 뇌에는 '좋은 경험'으로 저장될 수 있습니다. 이렇게 긍정적인 경험으로 인식되면 뇌는 같은 행동을 다시 하도록 유도하게 됩니다. 그것이 바로 습관이 되는 원리죠.

       

      또한, 뇌는 반복된 행동을 에너지 소모 없이 처리할 수 있는 방식으로 점점 자동화합니다. 한 번 해서 좋았던 행동은 별다른 생각 없이도 다시 하게 되며, 결국 '무의식적 루틴'으로 자리 잡게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런 행동을 멈추고 싶다면 단순히 참기보다는, 새로운 만족을 줄 수 있는 대체 루틴을 만들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손끝이 자꾸 입이나 코로 향한다면, 대신 작은 공을 만진다거나 손가락 스트레칭을 하는 등의 감각 대체 루틴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건 뇌가 새로운 자극에 만족감을 느껴야 습관이 바뀐다는 점입니다.

       

       

      나는 왜 이 주제에 흥미를 느꼈는가?

      개인적으로 이 주제를 처음 접했을 때, 웃음이 났습니다. 그런데 곧바로 떠오른 생각은 “어쩌면 이런 일상적인 행동이야말로 뇌파 연구에서 가장 솔직한 단서가 될 수도 있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우리는 늘 명상, 집중, 감정 등 큰 주제를 다루려고 하죠. 하지만 실제 뇌파 연구의 진짜 흥미는 일상 속 ‘아무것도 아닌 것 같은 순간’에 집중할 때 나타납니다.

       

      제가 직접 실험에 참여한 건 아니지만, 이런 행동을 관찰하고 분석하는 과정에서 더 많은 걸 배운 느낌이었습니다. 특히 ‘반복적 무의식 행동’과 ‘자기조절’ 사이의 연결고리는, 일상의 중독적 습관들을 이해하는 데 많은 통찰을 주었습니다.

       

      코딱지를 팔 때, 우리 뇌는 무슨 생각을 할까?|무의식적 습관과 뇌파의 상관관계

      무의식의 세계를 이해하는 방법

      우리는 자주 “왜 자꾸 손이 그쪽으로 가지?”라고 자책할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건 단순한 습관이 아니라 신경계가 뭔가를 조율하려는 방식일지도 모릅니다. 뇌는 감각 피드백을 매우 중요하게 여깁니다. 코를 파는 그 순간조차도 뇌는 ‘손 끝의 감각 → 자극에 대한 반응 → 쾌감 유무 판단 → 다음 행동 결정’이라는 경로를 통해 일련의 정교한 과정을 수행하고 있는 셈입니다.

       

      실제로 어떤 연구에서는 반복적 행동(예: 코 파기, 손톱 물어뜯기 등)이 감정 조절 능력 부족과 상관관계가 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이런 행동이 모두 부정적인 것은 아닙니다. 다만, 이 행동이 감정의 구멍을 메우는 방식으로만 고착되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하겠죠.

       

       

      마무리하며

      이 글이 불편하게 느껴졌다면, 그건 아마 우리가 무의식의 세계를 너무 억제된 시선으로만 바라봐 왔기 때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코딱지를 팔 때 뇌파는 어떻게 움직일까?’라는 질문은 어쩌면 우스운 주제 같지만, 그 안에는 인간 행동의 본능, 감각, 뇌 반응, 그리고 자각의 모든 것이 녹아 있습니다.

       

      저는 앞으로도 뇌파 실험을 하며, 이런 일상적인 질문들을 더 많이 던져보고 싶습니다. 그 이유는 간단합니다. 가장 일상적인 순간이야말로, 우리가 가장 진짜로 존재하는 순간이기 때문입니다.

       

       

      당신이 무심코 하는 행동, 그 속에 숨겨진 뇌의 리듬을 들여다보세요.
      작은 움직임이 당신을 더 깊이 이해하는 열쇠가 될지도 모릅니다.

       


      🩺 의료·건강 면책 조항
      본 글은 뇌파·학습 관련 일반 정보 제공을 위한 것이며, 전문적 의료·심리 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개인 상황이 다를 수 있으니 건강·수면·스트레스 문제는 반드시 의사 등 전문가와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글 활용에 따른 책임은 독자 본인에게 있습니다.